JiGook – KR

Fictional

지국
젠더 플루이드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으로 7년 전 정체화했다. 트랜스 남성 바이너리는 아니고 논바이너리다. 어떨 때는 젠더리스거나 남성 범주로 정체화한다.
트랜스젠더임을 보여주고 싶다. 나는 트랜스젠더로서 트랜스젠더의 외형을 보여주고 싶다. 딱 봐도 트랜스젠더로 인식되었으면 하는데 시스젠더로 패싱 되는 것 같아 화가 날 때도 있다. 나를 결국 남들의 생각으로 여성 혹은 남성 틀에 가둬놓으려는 것이 답답하다. 내가 트랜스젠더라고 말을 하면 그 말을 믿으면 좋겠다.
다양한 모습을 알리고 싶다. 트랜스젠더 남성 스펙트럼이라고 해서 치마를 기피했던 과거가 있는데,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고 이제는 화장도 내가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나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었지만 내 목소리를 싫어했다. 그때는 여성으로 패싱이 잘 되었다. 트랜지션 후 목소리가 점점 낮아지면서 노래할 때 목이 제대로 기능을 못 하고 계속 삑사리가 났다. 변성기를 겪으면서 노래가 안 되고, 원하는 소리가 나오지 않아 트랜지션에 대한 후회를 많이 했다. 내가 사랑하고, 되고 싶은 걸 위해서 다른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는 게 과연 내가 원한 바일까 고민했다.


연애, 사랑
넓게 분포돼 있다고 해야 할까. 나한테 있어서 사랑은 그 폭이 좁지 않다. 나는 참 많은 것들을 참 다양한 방식으로 사랑하는데 ‘연애’를 하면 사랑이 하나의 의미, 하나의 역할로 한정되는 것이 무섭다. 그래서 연애와 내심 거리를 둔다.
우정도 완전 사랑이다. 나에게 사랑은 각기 다 다르다. 그래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싶지 않다. 로맨틱과 플라토닉의 경계도 모르겠다. 정신없고 경계가 흐릿한, 스펙트럼이 넓은 사랑을 하고 있다.
다들 덜 아팠으면 좋겠다. 세상이 더 믿을 만하고 안전해지길 바란다. 우리 고양이도 오래 살았으면 좋겠고.

픽션
나르키소스를 좋아한다. 자신에게 사랑에 빠져서 말라 죽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되고 싶으면서도 그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기적이고, 자기애와 집착이 심하기 때문에 되도록 사랑받고 싶고, 미움받기는 싫어서 사람들한테 늘 잘하려고 한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하는 게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벨벳 골드 마인>의 브라이언도 좋아한다. 나는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이 제일 멋있다 지독하게 솔직하고 본능에 충실한 사람들, 어떨 때는 이기적이고 어떨 때는 콧대 높고 거만한 사람들이 부러워지곤 한다. 나대로 살고 싶다. 참기 싫고, 억누르기 싫다. 나는 무대에 설 때 자의식 없이 자유로워지고 싶다. 무대에서 자유로워 보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브라이언이 그렇다. 무대에서뿐 아니라 무대 뒤에서도 내 멋대로 살고 남들 의식 안 하고 사는 것, 그게 나의 판타지다. 솔직한 캐릭터가 좋다. 나는 사랑할 때도 솔직하지 않고, 다 참고, 그 사람의 욕망을 더 우선시하며 내 욕망은 외면한다.
충동
나는 화가 너무 많아서 계속 참아야 한다. 동시에 참는 것을 멈춰야 한다. 누구나 그렇듯 보통 화는 정당한 이유로 나는 것인데, 나는 그것조차 표현하기 힘들다. ’안 돼, 화를 내면 안 돼.‘ 되뇌면서 참는다. 결국 참는 것을 참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상담사 왈, “화내는 법을 배워보세요. 화내기를 조금씩 시도해 보세요.” 나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 잘 안 될 때가 많다.


Photo by Seyoung Lim
Styling by Yulia Gladkih
Hair & Makeup by Kao
BTS by Seyoung Byun, Seoyoon 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