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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을 매만진다. 부드러운 깃털이 느껴지고 긴장이 풀린다. 나는 무도회 속 수줍게 서있다. 이런 일에는 항상 자신이 없다. 주변을 둘러본다. 고운 털이 잔뜩 박힌 가면, 이곳저곳 동그란 구멍이 뚫려 있는 가면, 매끈한 플라스틱 가면, 하얀 레이스가 엮여 속이 살짝 비치는 가면. 

침묵 속에서 가면들이 춤을 춘다. 춤이 멈추면 의식이 시작된다. 가면을 불태우며 소원을 빌 것이다. 누군가는 전생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누군가는 죽은 고양이의 환생을…누군가는.

나는 거짓이 사라지게 해달라고 빌 것이다. 아무도 말하지 않아서 거짓말이 된 존재들, 거짓말로 뒤덮여 보이지는 않는 존재들을 위하여.

소원이 진짜로 이루어지는진 아무도 모른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하며 나를 잃어갔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다. 나는 용기를 내어 춤을 춘다. 거친 숨소리. 옷깃이 부딪히는 소리. 의식까지 5분. 얼굴을 숨긴 가면들은 어디로 가는지 모를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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