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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 KR

Fictional

트랜스 여성. 아주 어렸을 때 깨달아서 어릴 때부터 굉장히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었다. 지금은 호르몬 치료를 2년째 하고 있다. 스무 살이 됐을 때 크게 아프고 나서 남들 눈치를 보지 말고 살아야겠다 결심했다. 공부하면서 일과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다. 트랜지션을 시작하면서 몰랐던 나의 모습을 조금씩 알게 됐다. 예를 들면 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색상이 어떤 것인지. 내가 어떤 상황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내 인생을 되찾아야겠다는 심경으로 트랜지션을 시작했다. 결심이 선 계기가 하나 있다. 스무 살 때 뇌종양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 난 이제 죽는구나 생각했는데 어떻게 수술이 잘 돼서 살았다. 안 죽었네… 허무했다. 나 같은 사람도 안 죽고 계속 사는구나, 그때부터 남들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대로 살아야겠다고, 뭔가를 해보자고 결심했다. 

나는 몰랐는데 남들이 얘기한다. 너는 되게 패션에 관심이 많다고. 나는 그저 잘 입고 싶은 마음에 챙겨 입었는데 그게 내가 패션에 관심이 있는 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하고 싶은 걸 생각하기보다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남들이 알려줄 때 내가 이런 모습이 있구나 깨닫는다.

보여지는 우리의 모습

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항상 남들의 시선을 생각하면 부정적인 것만 떠오르고 괴물로 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과는 다른 존재로, 주류에서 멀어져 있는, 같이 살아갈 일 없는 사람들이라고 여겨지는 것 같다.

픽션

<라푼젤>에 나오는 고델, 라푼젤의 엄마와 나를 동일시했던 적이 있다. 나의 사랑의 형태가 그런 게 아닌가 생각했다. 내가 누군가를 가두고 얻고 싶은 것을 얻으려 하고 현재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걸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 캐릭터, 새엄마 고델을 생각하면서 라푼젤을 사랑했던 걸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게 정말로 라푼젤을 착취하려고만 했던 걸까? 과연 사랑은 없었을까?

만화 <나나>의 나나도 좋아한다. 자신의 꿈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다. 나나는 타인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사람들을 잘 챙긴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확실히 알고 노력하고 자유롭다. 허점을 보이지 않으려는 캐릭터다. 그녀의 허점은 사랑이다.

사랑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다. 내 고양이를 볼 때는 확실하게 내가 이 아이를 사랑하고 있구나 느낀다. 그런 사랑은 알 것 같다. 내가 이 아이를 돌보고 있고 주는 사랑에 대해서는 알 것 같은데, 연인끼리의 사랑은 모르겠다. 연애를 하여도 갖고 싶은 걸 착취하고 그 사람을 억압하는 형태의 사랑을 해왔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충동

가끔 거울을 보다가 나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릴 때부터 인생이 허무하고 싫고 이 세상에서 나를 지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거울을 보고서 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왜 나를 파괴하고 싶은지 나의 어떤 면이 싫은 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나 자신을 무서워했던 적도 있다. 나는 내가 너무 무섭다, 내가 어떤 짓을 할지 몰라 혼자 방에서 떨기도 하고 그랬다. 최근에는 반대로 거울을 보면서 내가 날 사랑하고 있구나 느낄 때도 생겼다. 

Photo by Seyoung Lim
Styling by Yulia Gladkih
Hair & Makeup by Kao

BTS by Seyoung Byun, Seoyoon 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