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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hee – KR

Fictional

성희

트랜스 남성. 학창 시절에 남학생들을 질투했다. 내가 남자라면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생각을 했다. 당시에 좋아하던 남자를 보면서 걔한테 바라는 걸 내가 한다면? 더 잘하겠는데?, 하는 생각을 항상 한 것 같다. 나는 왜? 여자애들은 왜? 항상 이상한 남자만 좋아하고 그럴까?, 그런 생각들을 했다.

우리가 보이는 모습
트랜스 여성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사회적으로 보이고 욕망 되는 것이 여성의 신체이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내가 트랜스 남성이 아니었다면 트랜스 남성에 대해 관심이 있을까? 몇 년 전까지는 트랜스 남성을 남자로 인식하면서도 연애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무언가 부적격한 신체라고 생각했다. 누구든 나처럼 찌질할 것 같고, 성기에 집착할 것 같고, 마르고 힘도 없을 거라고. 나도 모르게 자신을 투영하게 되면서⋯. 자기혐오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픽션
<매드맥스>의 맥스. 맥스는 굉장히 이기적인 사람인데, 타인들과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평소라면 안 할 선택을 하고 성숙하게 변해가는 모습이 멋있었다. 위기를 돌파한 후 홀연히 사라지는 걸 보면서 이게 남자구나 감탄했다.
<만달로리안>의 만도도 좋아한다. 만도도 그로구를 만나면서 많은 게 바뀐다. 만달로리안은 남 앞에서 투구를 벗지 않는데, 그로구를 위해서 얼굴을 보여준다. 누군가를 만나서 신념도 저버린다는 게 멋있었다.  
<로그 원> 마지막 장면을 정말 좋아한다. 진 어소와 카시안 안도르가 껴안고 있는 장면.  
많은 팀원이 죽고 진 어소와 안도르 둘만 남은 상태에서 제국군이 행성 파괴급 레이저를 쏜다. 행성이 폭발하는 와중에  둘은 바닷가 앞에서 설계도는 잘 도착했을까?, 얘기하고 서로를 대견스러워하고 껴안으면서 죽는다. 그런 게 자기혐오도 이겨낼 수 있는 큰 사랑이라고 느꼈다. 모두를 위한 것이기도 하면서 결국 자신을 위한 일이다.

사랑과 금기

연애에 있어서, 성적 끌림에 있어서 어떤 올바름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한 개인으로서 내가 선택하지 않은 무언가에 계속 노출되는 일들은 올바름이랑 관계가 없다. 나는 올바르고 싶지 않고 거기 사랑 안에서는 내가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내 욕망에 대해서는 솔직해지려고 노력한다.

사랑에 대한 정의가 늘 업데이트 된다. 지금은 ‘삶의 의미’이다. 사랑은 나를 더 인간적으로 만들어준다. 나도 사람답게 살고 남들처럼 즐거운 것도 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나는 정신 차리지 않으면 공허에 빠져 사는 의미를 잃곤 하고,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나 다 귀찮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잘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잘 살고 싶게 만들어주는 게 나에게 있어서 사랑이다.

하지 말아야 할 생각

하지 말아야 할 생각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 

Photo by Seyoung Lim
Styling by Yulia Gladkih
Hair & Makeup by Kao

BTS by Seyoung Byun, Seoyoon Eum